운전자보험, 車보험이 못 챙기는 부분까지 보장
해약하면 일부 환급… 보험소비자연맹 상품 비교 참고할 만
고속도로에서 순간 한눈을 팔다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던 승용차와 충돌한 A씨. 자신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상대 운전자가 사망해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심리적 충격과 함께 경제적인 짐도 A씨에게 떨어졌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망자 유족과 2,000만원에 형사합의를 했고, 법원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씨가 만약 다른 보험없이 자동차보험에만 가입했다면 경제적 고통도 고스란히 A씨에게 돌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A씨는 다행히 운전자보험에 가입해 형사합의지원금과 벌금, 면허정지위로금을 지급받아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7,822명. 이처럼 자신의 책임으로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큰 부상자가 생겼다면, 극심한 죄책감은 물론 형사합의금 등 경제적 책임까지 짊어져야 한다.
운전자보험은 책임 보험인 자동차보험과 달리 원하는 사람만 가입하는 상해보험이지만, 가입률은 높지 않다. LIG손해보험에 따르면, 자사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30% 가량만 운전자보험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IG손보 관계자는 “통신으로 판매하는 다이렉트보험이 많아지다 보니 과거 자동차보험과 연계해서 많이 팔았던 운전자보험의 가입비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자동차보험에도 특약조항이 있어 형사관련 비용을 보장 받을 수 있지만, 소멸성인 자동차보험보다 환급형인 운전자보험이 더 권장할 만 하다”고 말했다.
운전자보험의 주요 보상내용은 ▦상해로 인한 사망 ▦후유장애 ▦의료비와 벌금 ▦형사합의지원금과 변호사 선임비용 등이다. 가입자 본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는 5,000만원~2억5,000만원 가량을 보장 받고, 타인이 사망했을 때는 형사합의금으로 최고 6,000만원 가량을 보장 받는다. 장기보험으로 가입기한이 늘어날수록 환급률이 높아진다. 한달 보험료는 5만~6만원 정도인데, 보장내역과 가입기한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최근 10개 손보사에서 출시한 10개 운전자보험 상품평가 순위결과를 발표했다. 예정사업비 비율과 예정이율(할인율), 만기ㆍ해약 환급금률 등을 감안해 평가했다.
이러한 기준들을 적용했을 때 평가순위 1위는 LIG손보의 ‘기쁨 두배 차차차 운전자보험’이 차지했고, 이어 제일화재의 ‘노블레스 운전자보험’, 삼성화재의 ‘올라이프탑 운전자보험’, 동부화재의 ‘프로미 참좋은 운전자’, 그린화재의 ‘그린가드 운전자’ 등의 순이었다.
‘기쁨 두배 차차차 운전자보험’을 간단히 살펴보면 최저 월보험료 6만원으로 교통상해 사망ㆍ후유장해에 최고 1억원을 보장하며 환급율 70.1%이고, 대중교통 이용 중 상해ㆍ후유장해에 최고 1억5,000만원을 보장한다. 벌금 보장비용은 최고 2,000만원이다.
평가 부문별 순위를 보면 그린화재 ‘그린가드운전자보험’이 할인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1위를 차지했고, 예정사업비가 가장 낮은 상품은 삼성화재 ‘올라이프탑운전자보험’ 이었다. 예정사업비는 보험사의 사업을 위해 납입보험료에서 없어지는 금액으로 그 금액이 적을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월보험료 10만원씩 15년간 총 1,800만원을 납입할 경우, 이중 217만원 정도만 사업비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신계약비(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들어가는 비용)가 가장 낮아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상품은 제일화재 ‘노블래스운전자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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