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을 깨우자 / 제3부 ② 기술 장인형기업 성공사례 ◆
NHN 안철수연구소 메디톡스 디스플레이테크 팅크웨어 인포피아 에이스테크놀로지….
모두 독창적 기술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시장을 제패한 국내 대표 기업이다.
이들은 언제나 기술 개발을 기업의 주요 목표로 삼고 국내외에서 동시에 우수한 제품
을 선보이면서 성장했다.
이른바 장인형 기업이다.
대니 밀러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그의 저서 '이카루스 패러독스'에서 장인형 기업
에 대해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기술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효율
적 학습체계를 구축해 문제점을 빠르게 개선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성공한 강소기업을 살펴보면 탁월한 기술력을 토대로 창업했거나, 감동을 제공하는 비
전을 제시했거나, 시장 정보를 선점하고 마케팅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창업 동력은 기
업 성장 과정에서 특성을 차별화하고 궁극적으로 성공 유형을 만들어 기업 형태마저
달리한다.
특히 장인형 기업은 기술적 역량과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시장 진입 때부터 남달랐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NHN은 인터넷 검색, 안철수연구소는 컴퓨터 바이러스 예방, 메디
톡스는 보툴리눔 독소, 팅크웨어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을 각각 비전으로 삼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들은 제품 선전인 마케팅보다는 기술 혁신과 품질 개선으
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카루스 패러독스 이론에 따르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루스가 밀랍으
로 만든 날개로 하늘을 날다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간 나머지 날개가 녹아 목숨을 잃어
버렸듯이 장인형 기업도 기술 개발이라는 유용한 성장 도구 때문에 실패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장인정신과 빈틈없는 운영체계로 이뤄진 조직 때문에 자질구레한 질서
에 집착하고 결국 편협한 기술 관료적 문화를 형성해 몰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밀러 교수는 "장인형 기업은 품질 혁신이나 원가 개선이라는 한 우물에만 매달리는 경
향이 강하다"면서 "이 때문에 시장의 큰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남다른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면 그 위험은 더 커진다. 이장우 경북
대 경영학부 교수는 "합리적 CEO는 내부에 강력한 학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선호한
다"면서 "하지만 이런 조직은 기존에 성공했던 데이터를 지나치게 신뢰하고 사업을 추
진해 오히려 새로운 흐름을 놓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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