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건강 생활

바람만 불어도 발가락이 ‘찌릿’하다면…

공주~ 2009. 9. 3. 22:57

'몸이 피곤하거나 날씨가 흐려지면 이유 없이 찌릿한 발가락, 이 통증의 정체는 무엇일까' 잦은 회식으로 술을 마시는 것이 생활이라는 최 모씨(43). 몇 일 전에도 과중한 업무의 스트레스를 뒤로 하고 술자리에 동행했다. 흐린 날에 몸도 천근인 상태에서 술을 마시다 옆에 있는 직원이 실수로 발을 건드렸는데 '윽!' 뭐라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사색이 되어 비지땀을 흘리며 앉아 버리고 말았다. 발가락 통증으로 1차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통증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다 다음날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통풍' 이었다.

통풍은 단백질의 한 종류인 퓨린(Purine)의 신진대사장애로 배설되지 않아서 생긴 요산결석이 엄지발가락 관절이나 발목, 무릎관절에 달라붙어 염증을 일으켜 극심한 발작성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통풍은 신장 등의 신체부위에 장애를 발생시킬 수도 있어 내과적으로도 치료가 필요햐다.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이런 병들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며 통풍을 방치하면 신장장애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통풍은 일종의 현대병으로 서구적 식생활과 음주 문화로 인하여 점차 그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98%가 남성 환자고, 41~60세까지의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통풍이 남성에게 잘 발생하는 이유는 남성 호르몬이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하고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섭취한 음식물이나 체세포의 세포핵 분열로 생산되는 요산은 혈중에서 녹지 않아 그 농도가 높아져 결정체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결정체는 비교적 체온이 낮은 부위인 발가락이나 손가락, 귀 등에 침착하고 그러한 것이 염증을 일으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증상은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갑자기 첫 번째 발가락 관절이나 한 개의 관절이 심하게 아프고 부으면서 열이 나고 빨갛게 변하면서 시작된다. 이러한 증상은 3일 내지 10일 정도 지속된 후 가라앉지만 이후 자주 재발하며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한 두 군데의 관절이 아프거나 동시에 여러 관절이 아프게 된다.

통풍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력과 반복적이고 발작적인 통증이다. 정상인의 요산수치는 혈액 100mg당 4~8mg 정도인데 일반적으로 8mg을 넘어서면 위험하다. 10mg이 되면 통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심장이나 신장의 혈관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약으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평소 규칙적인 활동과 음식 섭취로도 충분히 조절할 후 있다. 통풍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대개 10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사라지게 되는데 요산관리를 하지 않으면 재발 횟수가 잦아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는 요산결정체를 용해시켜 배설시킨 후 다시 요산이 쌓이지 않도록 약물요법과 식사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먹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육즙, 거위, 정어리, 고등어, 베이컨 등의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과도한 음주는 절대 안되고 특히 맥주와 와인은 피해야 하고 소주 같은 증류수는 조금 마시는 것은 괜찮다. 통풍은 적절한 운동과 음식 섭취를 조절하지 않으면 신부전으로 발전하여 사망할 수 있고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심장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통풍 환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섣부른 자가 판단을 피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혈중 요산수치를 측정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다. 통풍발작이 없어졌다고 해서 통풍이 치료된 것으로 오해하여 약 복용을 중단하면 안 되며, 의사의 지시대로 복용해야 한다.

< 심동식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