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웃음 보따리(ㅎ)

[스크랩] 고요한 밤의 시간

공주~ 2008. 1. 27. 00:34

 

커피가 좋아졌다. 신기한 일이지..

예전에는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곁에 둘 수 없는 존재였는데.

커피보다는 잠이 훨씬훨씬 더 좋았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커피보다 잠이 더 좋은 건 여전하지만 커피를 마셔도 잠이 잘 오는 덕분으로..

가볍게 한 잔, 했다.

커피의 긴 여운이 혀에 오래오래 남는다.

아마 이래서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나보다.

 

어느 새 밤 12시가 넘었다..

 

어리광쟁이, 떼쟁이, 애정결핍증에 가까운 뮤는 또 내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해

키보드 앞에 앉아 내 두 팔 사이에 누워 있다.

찡찡이는 켜둔 전기요 위에 동그마니 몸을 말고 잠들었고..

 

깊은 밤.. 조용한 연주음악.. 커피향..

혼자만의 시간..

 

혼자 산다는 것..

참 어렵고.. 참 외롭지만.. 그만큼 값진 일 같다.

평생 혼자 살 자신은 이제 없지만 이제 몇 해 안 남은 듯한 이 혼자만의 삶을.. 제대로 즐겨줘야지.

(아.. 벌써 혼자서 김칫국 훌훌 마시고 있는 건가.. ㅎㅎ;;)

 

모든 걸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싶다, 이것이 내 어린 날의 가장 큰 소망이었다.

독립해서 나만의 삶을 즐기는,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던.

그날의 꿈은 어디로 가고 비루한 현실의 일상만 남아있지만..

어쨌든 독립은 했고.. 그토록 원하던 고양이들도 키우고 있고..

한 발씩 내가 원하는 길로 걸어가고 있으니... 인생 뭐, 나쁠 거 없잖아.

 

누가 말했듯.

옷 한 벌 없이 빈 몸으로 와서 많은 일을 경험하고 많은 감정을 느끼고..

그것만으로도 손해본 건, 손해볼 건 없는 삶이지 않나.

 

시간이 많이 흘러서도.. 지금 기분을 느끼고 싶다.

후회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지금 이 순간이 최고야.

지금까지 잘 걸어온 내게 고마워..

이런 기분.

 

수고했어, 주야.

 

혹자들은 말하겠지.

또 저 나르시즘 도졌다고.

 

알아. 그래도.. 어떡해.

나는 내가 좋은 걸. 사랑스럽기만 한 걸.

 

출처 : 꿈꾸는 고양이
글쓴이 : 나란 사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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