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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바닦에 붙은 불이 어떻게 숭례문 전체를 태웠나~~?

공주~ 2008. 2. 13. 13:18

2층 바닥에 붙은 불이 어떻게 숭례문 전체 태웠나


국보 1호 숭례문을 잿더미로 만든 화재 사건은 방화로 결론 내려졌다.

불을 질렀다고 시인한 채 모(69)씨는 숭례문 2층에 신나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고 시인했다. 그렇다면 2층 바닥에 붙은 불은 어떻게 해서 숭례문 전체를 송두리째 태울 수 있었을까.

기본적으로 채씨가 방화에 이용한 신나는 강력한 휘발성 물질로 불이 붙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대부분의 물질은 탈 때 액체 상태인 가연성증기가 나오고 이것이 기체로 변하면서 불길이 커지는데, 신나의 경우는 액체 상태를 거치치 않고 바로 기체로 변하기 때문에 불이 붙는 속도가 빠르다.

게다가 숭례문은 지어진 지 600여년이 지난 목조건물이기 때문에 나무들이 바짝 말라있어, 연소 속도가 높았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명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나무는 350도 정도면 대부분 연소된다. 나무가 탈 때, 10분이면 최고 1300도까지 온도가 오르므로 2층이 화염에 휩싸이기 위해선 5,6 분이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닥에 붙은 불이 천정까지 번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김경환 소방방재청 화재조사관은 "불길이 위쪽으로 진행되는 속도는 밑으로 진행되는 것의 약 23배로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사항을 모두 고려한다 하더라도 소방인력이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소방차 60여대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붕 부분의 '적심'이라는 나무에 불씨가 스며들었다 한꺼번에 큰 불길로 일어나면서 조기에 불을 끄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백동현 경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바닥에 붙은 불을 껐다고 하더라도, 이미 적심에 불씨가 스며들어 타고 있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며 "서서히 타며 연기만 내던 불씨는 에너지가 쌓이게 되면 폭발적인 착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방당국은 진압 초기, 현장에서 불길 없이 연기만 나는 '훈소 상태'를 불길이 잦아든 것으로 오판해 대응 수준을 낮췄다가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훈소 상태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갑자기 큰 불꽃이 올라온다. 이 과정을 거쳐 적심에 결국 큰 불길이 올랐지만 지붕 한 가운데 위치한 이곳에는 방화수가 닿지 않아 진화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적심 아래쪽은 판으로 막혀있고 위는 기와로 덮여있기 때문에, 개판이 타서 완전히 없어지거나 기와를 뜯어내지 않는 이상 스며든 불씨에 물이 닿을 수가 없다.

화려하게 장식된 단청의 도료까지 인화성 물질로 작용하면서 600년 역사의 숭례문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