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건강 생활

피부, 겨울에 심해지는 비듬, 스트레스도 "적"

공주~ 2008. 1. 11. 14:02
 
▲ 일러스트 이경국
겨울이 왔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많습니다. 사람들 옷차림이 무거워지고 거리에서 캐럴이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피부과에 비듬이 늘었다는 환자가 많아집니다. 지루성 피부염 환자가 늘어난다 싶으면 이미 겨울입니다.

지루성 피부염이 계절의 영향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몸의 전반적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그러니까 몸이 피곤하고 힘든 것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건조한 겨울이 되면 더욱 심해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비듬은 무엇일까요? 사람의 피부 표면에는 외부 미생물이나 물리·화학적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얇은 막이 덮여 있습니다. 피부에 이상이 생겨 각질이 불완전하게 형성되거나 표피 재생기간이 빨라지면 이 막이 들떠서 떨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비듬입니다. 그렇다면 비듬은 지루성 피부염일까요?

지루성 피부염은 건조하거나 기름기가 있는 인설(살비듬이라고도 하는 피부에서 하얗게 떨어지는 부스러기)이 일어나는 습진이 특징인 만성염증성 질환입니다. 머리·이마·겨드랑이 등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 잘 발생하는 피부염이지요. 지루성 피부염은 100명 중 3명꼴로 나타나고 남성에게 더 흔히 발병합니다. 지루성 피부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환자들에게 설명할 때는 여러 가설 중에서도 가장 힘이 실려 있는 환경문제, 스트레스, 체질과 호르몬 이상에 대해 이야기하곤 합니다.

얼마 전에는 어렵게 취업한 회사에서 생각지도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남녀 신입사원이 내원했습니다. 남자 환자는 멋지게 차려 입은 검정 수트에 하얗게 쌓이는 비듬 때문에 원활한 대인관계가 어려울 정도라고 호소하더군요. 매일 샴푸를 하고 약을 바르고 또 먹기도 한답니다. 여자 환자는 붉어진 얼굴에 날리는 각질 때문에 동료들이 눈만 마주치면 피부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냐며 각질 제거를 권하는 통에 하루 하루 불편한 신입사원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두 환자 모두 심한 지루성 피부염을 앓고 있었습니다. 남자 환자에게는 손으로 계속 두피를 만지는 습관을 고치도록 했고 머릿결을 좋게 만든다는 고영양 샴푸로 하루에 한 번 이상 샴푸를 하는 문제점을 지적해줬습니다. 남자 환자에게는 약용샴푸와 보습제품이 필요했습니다. 여자 환자에게는 보습 치료를 권했습니다. 찬바람에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문했지요. 지루성 피부염은 호전과 악화를 되풀이하며 계절에 따라 변화를 보이는데 낮은 온도와 습도에서 악화되며 정서적 긴장에 의해서도 악화됩니다.

두피에서 증상이 심한 경우 기름기가 있는 인설이나 발진, 진물, 두꺼운 딱지를 형성하며 두피를 벗어나 이마, 귀, 목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지루성 피부염의 특징 중 하나가 건성 비강진, 바로 비듬입니다. 비듬은 쌀겨 모양의 건조한 인설이 특징이고 가려움을 동반합니다. 두피에는 의사가 처방해주는 적절한 약용 샴푸가 효과적입니다. 약용 샴푸 후에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보습 샴푸를 사용합니다. 부위와 증상에 따라 바르는 외용제가 적절히 처방되기도 하고 경구 약물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만성적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병을 완치한다기보다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약을 먹었다고 바로 나아져서 다시는 생기지 않는 병이라면 좋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계절과 환경,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며 치료해야 합니다.


/ 김 연 진 | 이화여대 의대 졸업. 이지함피부과 공동원장 역임. 현재 대한피부과의사회 학술이사 및 대한피부미용 외과학회 이사, 퓨린 피부과 원장, 이화여대 의료원 피부과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