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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먹는 양은 줄었는데, 왜? 살은 더 찌는 걸까?

공주~ 2008. 1. 11. 13:48
[건강] 비만, 먹는 양은 줄었는데 왜 살은 더 찌는 걸까
▲ 일러스트 이경국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배가 나오면 풍채가 있어 보이는 게 꼭 성공의 상징 같았습니다. 지금은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궁금해집니다. 우리가 예전 사람들보다 많이 먹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일까요? 몇 가지 궁금증을 정리해 봤습니다.


섭취하는 열량이 늘어났을까

아닙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섭취하는 열량은 줄었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1960년대에 우리나라 사람이 하루 섭취하는 열량이 2105㎈였으나 1998년에는 1985㎈를 섭취했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섭취 열량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비만 환자’들의 섭취 열량은 아마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식사의 종류 때문일까

맞습니다. 1960년대에는 하루 섭취하는 열량의 7.2%가 지방이었으나 1998년에는 19%가 지방입니다. 따라서 섭취하는 열량 중 지방성분이 거의 2.5배 가량 늘어난 것이 큰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섭취하는 지방의 종류 때문일까


맞습니다. 과거의 섭취 지방에는 식물성 지방이나 생선류의 지방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삼겹살 등 동물성 지방과 패스트푸드 등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의 함량이 올라간 것도 큰 영향을 주게 된 겁니다. 가까운 일본 오키나와의 사례가 유명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생선류를 많이 섭취하던 오키나와는 세계적 장수 지역이었습니다. 미군기지가 들어선 이후 패스트푸드가 난립하면서 성인병으로 수명이 짧아지고, 비만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활동량의 차이일까

맞습니다. 하루 움직이는 양을 보면 농경사회였던 옛날에는 논밭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30분 정도의 거리는 걸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가까운 상점에 가면서도 차를 몰고 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게임 회사 개발부에 있는 남자 환자에게 만보계를 주고 하루 움직인 양을 측정해보니 3000보 정도였지만, 병원에 자주 오는 택배 배달 직원에게 같은 만보계로 측정한 결과 1만8000보 정도의 활동량을 보였습니다. 활동량은 6분의 1인데 식사량이 똑같다면 당연히 활동량이 적은 사람이 체중이 늘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기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위와 같은 단순한 이유만으로도 과거에 비해 적은 식사를 하면서도 체중이 느는 이유는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얻는 것도 많지만 이렇게 잃는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 윤 장 봉 | 중앙대학교 의과대학교 졸업. 신경정신과 전문의, 국제미용학회 정회원.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트리니티클리닉 공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