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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 이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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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나오는 악성이라는 말은 대부분 악성종양, 즉 암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이 많이 좋아져 발달하지 않는 특정 악성종양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악성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치료하기도 힘들고, 치료 후에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악성이라는 말이 의학적으로 종양에만 사용되는 것일까요? 이러한 악성이라는 말은 체형 치료에서 흔히 사용하는 셀룰라이트라는 말에도 적용할 수 있고, 셀룰라이트도 분화 단계에 따라 초기부터 말기까지 다양하게 나뉘어지고 있습니다.
셀룰라이트란 비정상적 지방 조직을 말합니다. 인체 특정 부위의 지방 세포가 살찌게 되면, 지방 세포가 커지면서 주변의 혈관과 임파계의 순환을 막고, 이렇게 순환이 막힌 지방 세포들은 결국 섬유화해 딱딱하게 변하게 됩니다. 이런 지방을 손으로 집어보면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하게 되는데, 이 단계가 지나가면 서 있을 때 울퉁불퉁해지거나 가만히 있어도 울퉁불퉁한 피부 상태가 되어버려 노출을 꺼리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단계가 진행되어 갈수록, 외관상으로도 좋지 않지만 치료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초기에 지방 세포의 크기만 커진 단계의 셀룰라이트는 다이어트와 운동만으로 제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단계가 진행되면서 섬유화된 셀룰라이트는 이미 혈액공급이나 임파순환이 제한돼 버립니다. 운동으로 셀룰라이트를 제거하려면 근육 세포를 중심으로 혈액순환이 이루어지고, 정작 셀룰라이트 지역에는 혈액 공급이 더욱 적어지게 됩니다. 결국 혈액을 공급 받지 못하는 셀룰라이트는 더욱 섬유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어 악성종양처럼 스스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발달하는 결과를 보입니다.
이렇게 딱딱하게 변해버린 조직을 정상 조직처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조치가 부분적으로 뜨거운 찜질을 한 후 마사지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마사지만으로 치유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비만체형 전문클리닉에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주사치료와 감압치료가 병행되겠지만 결국 이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지방흡입 같은 물리적 수술 치료까지 시행해야 합니다. 속이 쓰리면 일단 식이요법을 하게 되지만 위염이 생기면 약도 필요하고, 위암이 생기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것처럼 셀룰라이트와 같은 체형의 문제도 평소 예방이 중요합니다. 바쁜 일상생활을 핑계로 올바른 식습관을 갖지 못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지 않으면 우리 몸 속 어딘가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악성종양이 자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 장 두 열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졸업. 삼성서울병원 외래교수. 대한비만체형학회 상임이사. 중국심천박애병원 미용성형센터 초빙교수. 체인지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