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성진 신재우 기자(펌)
코스닥 시장에서 최근 개인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ㆍ소형주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대선 등을 앞두고 형성된 `테마주'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20일 현재 1조7천336억원으로 3개월 전(1조3천355억원)보다 29.8%(3천981억원)나 급증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주가가 상승할 것을 염두에 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담보 없이 빌려 매수 주문을 체결한 돈을 말한다.
그동안 주가 상승 국면에서는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484.55에서 528.06으로 43.51포인트(9.0%) 올랐다.
코스닥 시장의 변화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2조5천748억원에서 2조4천106억원으로 6.4%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양적 완화 조치가 나온 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지만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을 논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율(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율) 평균은 20일 현재 1.5%였다. 그러나 잔고율이 5%를 넘는 종목이 코스닥 전체(1천37종목)의 9.0%인 94개에 달하고 있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잔고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오텍으로 9.85%에 달했다. 오텍은 정치권에서 장애인 복지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이다.
플렉스컴(9.44%), 알에프텍(9.21%), 월크론한텍(9.13%), iMBC(9.00%), 하츠(8.99%), 좋은사람들(8.69%), 이미지스(8.64%), 케이엘넷(8.48%) 등도 잔고율이 코스닥 평균의 6배 정도다.
대선 등 각종 이슈와 관련된 `테마주'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신용융자 잔고 급증으로 이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치인 테마주인 비트컴퓨터(6.81%), 유성티엔에스(5.00%), 아가방컴퍼니(4.31%), 세종시 테마주 유라테크(4.22%), SNS 테마주 가비아(7.46%)도 빚을 내 투자한 비율이 높았다.
금투협 관계자는 "신용융자로 투자하는 것이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주가가 급락할 시에는 매물이 쏟아지고 증권사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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