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가 좁아져 호흡이 가빠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단순한 병 같지만 의외로 사망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COPD 잠재환자 2명 중 1명은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한국 갤럽과 함께 하루 한 갑씩 10년 이상 담배를 피워 온 45세 이상 737명을 조사한 결과 459명(66.8%)명이 COPD 증상을 보였다고 2일 밝혔다. 이들 중 219명(47.7%)은 치료나 질환 완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또 전체 응답자의 75%가 COPD 질환을 잘 모르고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질환
COPD 발병의 주 원인은 담배나 대기 오염이다. COPD는 폐 기능이 5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는 기침 등의 흔한 증상으로 인해 인지하지 못하다가 이상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에 빠진 이후다. 폐 기능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기검진을 통한 예방만이 폐 건강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박성수 회장은 "COPD는 전 세계적으로 사망원인 4위에 이르는 심각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45세 성인 5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등 매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문제는 COPD가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지만 인지도가 낮아 환자 대부분이 병원 치료를 받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것"이라고 말했다.
■호흡기 환자 신종플루 조심
특히 찬바람은 호흡기 환자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성구 이사장은 "신종플루에 걸리면 기관지 점막에 염증을 일으킨다. COPD환자나 천식, 폐렴 등 호흡기 질환자들은 이미 기관지에 염증 소인이 있다"며 "여기에 신종플루 염증이 더해지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폐기능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라
COPD는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의심되는 증상이 한가지라도 나타나면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기능 검사는 5∼10분 정도의 간단한 과정을 통해 COPD를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폐활량계를 통해 최대한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양과 얼마나 빨리 많은 양의 공기를 마시고 내쉴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비용도 1만3000원 정도 소요된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일반인은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하루에 한 갑씩 10년간 담배를 피웠고 40세 이상이라면 매년 폐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실제 학회가 서울 구로노인종합복지관의 60세 이상 회원 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COPD 유병률 조사 결과 100명 중 17명이 COPD 추정 환자로 밝혀졌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한성구 이사장은 "COPD 추정 환자의 72%가 폐기능 검사를 한번도 받지 않았다. 실제 COPD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는 조기 검진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줬다"고 말했다.
■가벼운 운동이 도움이 된다
COPD 환자도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COPD가 생기면 염증 세포에서 독성물질이 나오고 이것이 활동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독성물질은 식욕을 떨어뜨려 체중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입맛을 되찾고 병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
다만 운동은 '가볍게' 해야 한다. 모든 힘을 다해 쥐어짜듯 운동하면 호흡곤란 증상이 더 악화된다. 최대 힘의 70% 수준으로 1주일에 2∼3번 정도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성수 회장은 "운동이 폐기능을 향상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은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이 때문에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숨쉬기가 힘들거나 괴로운 순간을 좀 더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회는 오는 6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폐의 날' 행사에서 무료 폐기능 검사, COPD에 대한 교육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의심환자가 질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폐기능 검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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