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웃음 보따리(ㅎ)

[스크랩] 호랑이 점쟁이에게 전생을 알아보러 갔었는데...

공주~ 2009. 2. 20. 21:19




오늘은 두 연인이 그들의  전생을 알고자

깊은 산속에 사는 호랑이 점쟁이를 찾아가는 과정과

거기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ㅡ 호랑이 점쟁이에게 전생을 알아보러 갔었는데  ㅡ


깊은 산속에 전생을 족집게같이 맞추는

유명한 호랑이 점쟁이가 산다는 얘기를 들은 동월은
애인과 함께 호랑이를 만나보기로 하고 다인이를 찾아갔는데

그 시각 다인이는 공교롭게도 목욕을 하고 있었다.



"오빠, 부끄럽게 목욕탕까지 들어오고 난린데

들어올 거면 옷이나 벗고 들어오던지 빨리 나가라,"




"오빠가 네 모습에 반해서 후다닥 들어왔다 아니가...,
옷 벗을 시간은 없고 우리 호랑이 점쟁이한테 점 보러 가자."

*

"호랑이한테 점 보러 간다고? 난 무서워서 안 갈란다."

"다인아, 오빠랑 같이 가는데 뭐가 무섭노? 가자 알았지?"




*

무서워 가지 않겠다는 다인이를 설득시켜

긴 운해의 터널 속을 헤쳐서 나오니




마침내 호랑이가 사는 입구인 으스스한 동굴이 나왔고

겁에 질린 다인이는 동월이 몸에 바짝 붙어서 걷고 있었는데




*

동굴을 빠져나오니 저만치 절벽에

호랑이가 산다는 암자가 드디어 나타났었다.







한편. 호랑이는 동월이가 애인과 함께 온다는 사실을 알고

절벽에서 기다리다 두 사람이 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질투가 났던지

겁을 주려고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는데




*

"앗! 오빠야, 호랑이 닷!

나 무서워서 집으로 갈란다."




*

도망가려는 다인이를 잡고는

"내가 있는데 무섭기는 뭐가 무섭노?

그리고 저 호랑이는 사람 잡아먹는 호랑이 아니야" 하면서

다인이의 마음을 안정시키지 위해서 귀찮지만(?) 뽀뽀까지 해 주었다.




*

효과가 있었던지 나뭇잎 사이로 빠끔 쳐다보더니만

"오빠, 그래도 무서운디 뽀뽀 한번 더해 줄래?"




*

그런데 멀리서 뽀뽀 장면을 지켜본 호랑이는

[요놈들 어디 두고 보자!] 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는데







마침내 암자에 도착한 두 사람에게 호랑이는

상견례도 없이 다짜고짜 먼저 다인이게 물었다.

"똥월이 애인 다인이는 요즘 어떤 꿈들을 꾸었느냐?"



"예, 제가 꿈을 꿀 때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언제나 예쁜 제 손가락을 빠는 간지러운 꿈을 꾸고




*

가끔 다섯 손가락을 한꺼번에 빨아 재낄 땐

온몸에 전류가 자르르 흐르는 꿈을 자주 꿉니다."




*

그러자 호랑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똥월이가 그런 짓을 하는 모양이지?

예쁜 다인이의 전생은 만인이 좋아하는...,

복창해라, 다인이의 전생은 만인이 좋아하는.."




*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의 고함은 무서웠으나

[만인이 좋아하는] 말에 기분이 좋아서는

생긋이 웃으며  다인이가 복창을 했다.



"다인이의 전생은 만인이 좋아하는.."




*

"돼지족발이다."




*

"돼지 뼈다귀라고?"




*

그런데 잠시 후 충격을 받았던지 몸을 비뜰면서

"오빠 갑자기 온몸의 뼈다귀가.. 아이공 배야"







다인이의 전생이 돼지족발이라 한것도 화가 났지만

거기에 배까지 아파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이번에는 호랑이가 동월이에게 말했다.



"다인이 배는 금방 나을 테니까 걱정 말고

똥월이 너는 어떤 꿈들에 시달리느냐?"



"제가 꿈에 시달린다고요? 저의 꿈속에서는

언제나 예쁜 아낙들이 생글생글 웃으며 들어와서는




*

나한테 예쁘게 큰절을 하고




*

나갈 때는 들어올 때와 반대로

예쁜 방뎅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가고




*

때론 족두리 쓴 여인이 나오는가 하면

무슨 잔치를 벌이는지 장고치는 여인이 나타나고




*

더욱 중요한 한가지 사실은

돈뭉치가 코앞에 쌓이기도 합니다.




*

그러자 호랑이가 또 고함을 질렀다.



"다인이가 방뎅이를 흔든 모양이지?

똥월이의 전생은 무당들이 아주 좋아하는...,

복창해라! 똥월이의 전생은 무당들이 좋아하는.."




*

"똥월이의 전생은 무당들이 좋아하는..,"




*

"돼지대가리다."




*

"전생이 돼지대가리라고?"







"오빠 봐라! 내가 첨부터 뭐라더노? 오지 말자 했제?

돼지 뼈다귀도 좋고 돼지대가리도 좋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자."




*

그러나 동월은 이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자기의 전생이 돼지대가린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다인이를 돼지족발이라 말한 호랑이에게 복수를 하기로 하고는




*

화를 참으면서 호랑이에게 고분고분하게 말했다.

"예, 덕택에 저희의 전생이 무엇이란 걸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복채를 가져오지 않았기에 드릴 수는 없고... 그 대신에

호랑이님의 꿈 얘기를 해 주시면 제가 호랑이님의 전생을 알아 맞춰 볼까? 합니다.

혹시 호랑이님도 꿈을 꾸신다면 얘기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하하.... 점쟁이 점을 봐준다고?

평생 점쟁이 하다가 별 얘기를 다 듣는데

똥월이 요놈 고을의 소문대로 참 명랑한 놈이구나

좋다, 그럼 꿈 이야기를 해 줄 테니 정확하게 알아맞혀 보거라."




*

"나는 꿈을 꿀 때마다 나비가 나타나

예쁜 모양의 고리를 만들어 주고




예쁜 열쇠고리와 문고리 꿈을 꾼다.






자, 이제 나의 전생이 무엇이었는가를 맞춰 보아라

만약에 맞추지 못했을 땐 둘 다 내 저녁거리가 될 것이다."

*

이야기를 들은 동월은

다인이의 귀에다 대고 말했다.

"다인아, 오빠 걱정은 하지 말고 지금부터 달려라.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무조건 달려라, 알았지"

*

"아니? 날 보내고 오빠는 어떡하려고요?

나는 오빠 혼자 두고 절대로 도망갈 수 없어요

오빠 없는 인생은 고무줄 없는 빤슨데 빤스 흘러내려요"








"까불지 말고 찢어지도록 달리라니까!"



"오빠, 알았어, 찢어지도록 달릴게."




*

"오빠, 미안해..!"




*

다인이 모습이 보이지 않자 동월이가 비꼬듯 말했다

"호랑이 점쟁이 너의 전생은 너도 몰랐겠지만...

네도 복창해라! 호랑이 점쟁이 너의 전생은

돼지족발도 돼지대가리도 아닌.."




*

"호랑이 점쟁이 나의 전생은

돼지족발도 돼지대가리도 아닌.."




*

"돼지 꼬랑지다."




*

"잡을 테면 잡아봐라.

이 늙어빠진 선무당 점쟁이야."




*

"돼지대가리 오빠,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달려!"




*

"걱정마라! 돼지꼬랑지 따돌렸다.!"




*

"싸랑해! 돼지족발"











ㅡ dancing dragon (춤추는 용) / 노무라 소지로 오카리나 연주 ㅡ

출처 : 63토끼들의방
글쓴이 : 유연칼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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