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시대, 소외된 코스닥]상장폐지 74개…전년보다 14% 증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종목 중 하나는 네오세미테크다. 시가총액 4000억원에 투자자만 7000명에 달했던 네오세미테크는 감사의견 거절로 지난 9월 최종 상장폐지됐다.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후 태양광 관련 유망종목으로 증권사의 추천종목에까지 포함됐지만, 상장하기전의 회계처리가 문제가 되며 감사의견을 받지 못했다. 기관이나 펀드 등도 네오세미테크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곳이 있을 정도로 시장을 감쪽같이 속였다.
코스피 지수가 2020의 턱밑까지 상승한 가운데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신뢰의 위기'를 코스닥 시장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 기업 가운데 상장이 폐지된 종목은 총 74개다.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에 퇴출된 기업이 65개였던 것과 비교해 9개나 많다. 지난해 대비 13.8% 증가했다.
이 가운데 21개 종목은 회계법인들의 깐깐해진 감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디보스 쓰리디월드 제넥셀 에이스일렉 테이크시스템 CL JS 테스텍 등이 감사범위 제한 등을 사유로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
특히 재무제표상 전혀 문제가 없던 기업들이 불쑥 감사의견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며 '신뢰의 위기'를 초래했다. 네오세미테크가 대표적이다. 아구스도 '숫자상으로'는 지난 2008년 부채비율이 70%대에 불과한 건실한 기업이었지만 결국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
28개 종목은 상장폐지 실질심사의 칼을 피하지 못했다. 엠씨티티코어 이앤텍 태광이엔시 올리브나인 등이 해당종목이다. 특히 지난해 슈퍼개미 '비초' 문덕씨가 인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비전하이테크도 실질심사 결과 상폐됐다.
비전하이테크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상장폐지 직후 최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 추진, 적대적 인수합병 목적의 임시주주총회 등 일련의 과정에서 부정거래혐의와 시세 조정 등에 관여한 8명을 적발했을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자본잠식이나 시가총액 40억원 미만 등 지난해 결산관련 상장기준을 유지하지 못해 퇴출된 종목도 12개에 이른다. 신지소프트는 시가총액 기준을 맞추지 못했고, 사이노젠과 유퍼트 일공공일안경 중앙바이오텍 등은 자본이 전액 잠식되며 상장을 유지하지 못했다.
최종부도가 나며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진 종목도 5개나 된다. 에스피코프와 GK파워 인네트 하이드로젠파워가 올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토종 브랜드로 한때 주목을 받았던 쌈지 역시 수차례 부도설과 경영권 매각 무산 등에 시달린 끝에 최종 부도가 났다.
이밖에도 피흡수합병이나 코스피 이전, 자진 상장폐지 신청 등 기타의 사유로 상장이 폐지된 종목은 9개다. 동양시스템즈 신세계푸드 등은 코스피로 이전했고 데코와 나리지온은 흡수합병됐다. 성우몰드와 에스디는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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