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사건’ 계기 음주감경 기준 까다로워진다

극악무도 범죄를 저지르고도 음주감경을 받아 논란을 일으킨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이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기준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대법원은 술을 마셔 심신미약에 이른 피고인에게 감형을 내리는 기준과 심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조두순 사건 이후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아동성폭력의 양형기준을 재점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일환으로 형사재판 실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음주에 따른 심신미약에 대한 판단 및 감형기준이 담긴 매뉴얼을 작성하기로 한 것. 이는 '인면수심' 범죄를 저지르고도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감경으로 징역 12년이 선고된 '조두순 판결' 이후 거세게 인 비난 여론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형법 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수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게 돼 있으며 이에 따라 심신미약 상태의 행위는 형을 줄이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일으킨 이의 행위에는 감경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0월 26일 임시회의를 개최, 아동성폭력에 대한 현재 양형기준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고 정기회의가 열리는 12월초까지 전문위원의 검토 작업을 거쳐 양형기준 상향 필요성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양형기준 재검토 작업과 함께 구체적인 기준을 명시하는 매뉴얼 작성에 들어가면서 향후 아동성범죄자의 판결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앞서 조두순은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음에도 범행 당시 만취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던 점 등이 인정돼 무기징역이 아닌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