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패배로 경기가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은 잠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26년 만에 4강 진출의 역사를 만들겠다던 그의 꿈이 사라진 그라운드 위에는 자신과 함께 지난 7개월을 고생한 선수들이 누워 있었다. 아쉬움에 흐느끼는 선수, 그런 선수를 위로하며 일으키는 선수. 홍명보 감독의 시야 속으로 들어온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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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자신들을 응원해준 교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나눈 선수들을 홍명보 감독은 하나 하나 안아주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감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비록 한국의 질주는 멈췄지만 홍명보와 선수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첫 세계대회에서의 도전을 8강이라는 아쉬움 속에 마친 홍명보 감독은 이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응시한다.
경기 후 그가 내뱉은 첫 말은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패배의 책임은 내가 질 문제다"였다.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을 버리지 않은 그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이제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선수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이어서는 "나도 더 큰 도전을 앞두고 지도자로서 발전할 것이다. 이 팀을 더 좋은 팀으로 만들겠다"라며 새로운 도전을 향한 준비에 돌입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 위대한 도전이 8강에서 멈췄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개인이 갖고 있는 팀이 갖고 있는 실력을 모두 발휘했다. 결과는 아쉽다. 하지만 그 외의 나머지 것들은 모두 만족했다.
- 3골을 내준 것은 상대 기량의 우위였나, 우리 수비의 문제였나?
상대 기량도 뛰어났고, 우리 수비 조직도 이전 경기에 비해 아쉬웠다. 사이드를 내주는 장면이 많았다. 상대 투톱이 강하고 능력 있는 선수들인 만큼 그들을 마크하기 위해 우리가 안쪽으로 좁혔는데 오히려 측면이 뚫렸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런 결정을 내린 건 나니까 책임은 내가 질 문제다.
- 가나의 전략이나 선수 포진이 이전 경기와 많이 달랐다.
2번(인쿰) 선수가 전진 배치됐고 미드필더 형태도 플랫에 가까웠다. 상대가 역습 중심의 전략을 펼칠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상대 전략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 팀 플레이를 펼칠 것을 주문했는데 초반 실점에 선수들이 많이 흔들린 것 같다. 만회골을 넣고 전반을 마친 뒤 변화를 줬는데 동점골이 늦어진 게 아쉽다.
- 공격수들이 상대 위험 지역에 많이 침투했음에도 그만큼 득점을 올리지 못했는데?
마지막 패스가 좋지 않았다. 또 선수들이 너무 이른 타이밍에 들어가다 보니 상대 수비가 쉽게 마크하는 장면이 벌어진 것 같다.
- 처음 세계 대회를 치렀는데 소득과 아쉬움은 무엇인가?
우리 선수들이 큰 대회에 나와서 큰 경험을 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자신들의 노력으로 성과를 냈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었다는 사실이다. 꾸준히 출전 시간을 가졌었다면 개개인의 기량이 더 좋은 상태로 대회를 치렀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본인들의 기량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나도 큰 대회를 경험해 영광이었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앞으로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나도 노력하겠다.
-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 모두 아프리카 팀에 패했다. 특별히 어려움이 있었나?
아프리카 특유의 스피드, 개인 테크닉이 우리 선수들과는 격차가 있었다. 그것이 어려운 경기로 가는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 오늘 첫 실점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는데?
우리 선수들은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실점 후에도 곧바로 골을 넣기 위해 전환했다. 개개인은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선수들이지만 모두가 단결해 이번 대회 내내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 한다.
- 결정적인 패스 미스를 한 홍정호가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실수다. 그런 것도 수비의 일부분이다. 그 경험을 통해 더 큰 선수가 될 것이다. 더 이상 눈물 흘리지 말았으면 한다.
- 경기 후 선수들에게 어떤 얘길 해줬나?
잘했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는 걸 느끼지 않았느냐고 얘기해줬다. 앞으로도 도전은 남아 있다. 이번의 아쉬움을 다음 대회에서 멋지게 날리자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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