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정부 집값 고민…아파트 공급확대 발표에도 계속 불안
"어휴, 정말 큰 일이야 큰 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사석에서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지난주 말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금융계, 기업계 고위층 의견을 접하고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금 집값 상승세를 용인하면 일본 같은 잃어버린 10년이 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며 "지나친 쏠림 현상이 문제"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서울 강남구 집값 상승률은 0.72%에 달했고,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8월 말 기준 340조원을 넘겼다. 문제는 당장 내놓을 정부의 추가 조치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정부가 획기적인 공급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불붙은 집값 상승세는 이미 수도권으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지난주 서울, 신도시, 경기, 인천 등 집값 상승폭은 전주에 비해 커졌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8월 넷째주 매매가 변동률은 서울 0.16%, 신도시 0.22%, 경기 0.08%, 인천 0.04%였다. 재건축은 서울 0.25%, 경기 0.09% 올랐다. 강남권 4개구 변동률은 각각 강남구 0.72%, 강동구 0.73%, 서초구 0.66%, 송파구 0.64%를 기록해 강남구와 강동구가 서울에서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 1, 2위였다. 일반아파트도 올랐다. 아직 일반아파트로 분류되는 개포주공 5~7단지가 일제히 상승했다.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개포주공 5단지 112㎡(34평형) 매매가는 전주에 비해 4500만원 오른 11억~12억원 선이다. 그러나 매도, 매수자의 호가 차이가 커 실거래는 뜸하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평가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열 분위기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상승세에 이어 일반아파트에도 추격 매수세가 붙으면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총액은 뛰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르면서 일선 은행 창구금리도 6%를 넘겼다. 비은행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8월 4조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8월까지 28조원 늘어난 셈이다. 사상 최대치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월 말 337조2000억원에서 8월 말 3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출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가 최근 한 달 동안 0.16%포인트 급등하며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평균 5% 중후반이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부 은행의 경우 6%를 돌파한 상황이다. 농협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보다 0.07%포인트 상승한 연 5.45~6.45%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도 4.53~6.13%다. 정부는 공급확대조치 발표 이후 후속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조기 공급을 위해 관련법 시행령과 주택공급규칙 개정 일정을 최대한 당기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10월 초 서울 강남 세곡 등 4개 시범지구의 사전예약에 맞춰 관련 규정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선걸 / 장용승 / 김태근 / 임성현 기자]
'재(財) 테크 > 부동산(不動産)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DTI규제가 풍선효과로 소형아파트 꿈틀... (0) | 2009.09.13 |
---|---|
집값폭락보다 무서운건 ‘부동산 불패’ (0) | 2009.09.05 |
정부 ‘집값 잡기’ 전방위 대책 돌입 (0) | 2009.09.01 |
정부, '강남 선별 규제'로 집값 잡기 나서나 (0) | 2009.09.01 |
“규제풀 때는 언제고… 또” 부동산시장 혼란 (0) | 2009.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