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로열층기준④(향별 가치)
아파트 광고에서 가장 흔한 문구가 ‘전 가구 남향 배치’다.
우리나라처럼 집을 살 때 향을 중시하는 나라는 드물다. 풍수지리를 전혀 모르는 소비자라도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말 그대로 집 뒤에 산을 두고 집 앞에 시내를 두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집 뒤에 산이 있으면 겨울의 북풍을 막아 주어 따뜻하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래서 집은 남향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어느 향이라도 장점이 있다.
동향집부터 보자. 동향집은 이른 아침에 햇살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맞벌이 부부, 직장인, 중고생 자녀를 둔 가정은 식당에 모여 아침 식사를 할 때가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이 경우 생활의 중심 공간은 거실보다 주방과 식당이다.
서향집은 오후에 햇살이 거실로 들어온다.
여름에는 덥지만 봄 가을 겨울에는 오후의 햇살을 만끽한다. 두 시에서 다섯 시까지 다사로운 햇살이 들기 때문에, 서양식 주택에서는 응접실이나 간식을 먹는 방을 서향에 두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오후 3시를 차 마시는 시간으로 정해 놓았는데, 티룸(tea-room)은 서향이 대부분이다.
남향을 선호하는 까닭은 햇빛이 하루 종일 들고 통풍이 잘 되서다.
예전에는 냉난방 설비가 부족하고, 마당에서 농작물을 말렸기 때문에 햇빛이 잘 드는 남향이 꼭 필요했다.
같은 값이라면 남향은 지금도 여전히 선호도 1위다.
집 배치로는 가장 좋지 않다는 북향에도 장점이 있다.
햇빛이 비치는 양이 적어서 집에서 주로 일하는 사람에게 알맞다. 북향에는 서재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책 그림 오디오 등은 직사광선을 받으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녀가 없는 부부나 독신자가 재택근무를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는 경우 북향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른 사고의 전환
우리나라 아파트의 전통적인 동간 배치는 ‘一자형’이다. 남향을 선호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일자형의 네모꼴 아파트는 건축 미학으로는 촌스럽지만 안정감이 있어 오랫동안 인기를 모았다.
일자형은 아파트마다 차이는 나지만 밖으로 드러나는 면적이 타워형보다 작아 열손실이 적다.
단지 조경이 좋아 쾌적성에서 타워형을 앞선다. 여기에 남향을 선호하는 동양의 의식구조가 뿌리 깊다. 이 때문에 아직도 일부 건설업체는 일자형 남향 배치가 좋은 것으로 홍보한다.
그러나 이제는 아파트의 겉모습이 달라졌다. 네모꼴이 줄어들고 조망에 강점이 있는 둥근형, 타워형이 늘었다.
타워형은 옆으로 긴 네모꼴이 아니라 위로 높다란 형태다. 단지 안의 시설은 일자형보다 좋다.
특히 한강변 아파트는 타워형의 가치가 일자형보다 높다.
뒷 동에서도 한강을 볼 수 있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건축 전문가들은 건물의 다양성과 미관 측면에서 타워형에 좋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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