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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달콤한 고금리의 위험한 유혹

공주~ 2008. 3. 27. 13:07

저축은행, 달콤한 고금리의 위험한 유혹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3.27 03:20 | 최종수정 2008.03.27 08:20


'잘 익은'저축은행 감별법 연 7% 안팎… 일반 은행보다 높지만 문 닫는 부실은행 많아 옥석 가려야 BIS 비율 8% 넘어야 '튼튼' 한 곳

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의 안전성 문제를 걱정하는 예금 가입자들이 많아졌다. 건설 경기가 나빠지면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부실화되어 혹시 돈을 떼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실제로 지난달 분당상호저축은행에 이어 이달에도 전북 현대저축은행이 경영난에 빠지며 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업계에선 지방의 소형 저축은행 3~4곳이 추가로 문 닫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높은 금리만 보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은행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는 저축은행과 거래할 땐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축은행, 고금리는 매력적

26일 현재 국내 저축은행 108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6.31%다. 높아 봐야 연 5.7% 수준에 그치는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비하면 매력적인 조건이다. 저축은행은 고객 돈을 받아서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많은 이자를 줄 수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 7%를 웃도는 고금리 특판 예금도 팔고 있다.

파주 안국저축은행이 1년 만기에 연 7.22%(단리 연 7%)를 지급하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서울 중앙부산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7.12%(단리 6.9%), 평촌의 모아저축은행은 연 금리가 7.06%(단리 연 6.85%)에 이른다.

지방에 비해 서울 ·수도권 지역의 저축은행 금리가 다소 높은 편이다. 저축은행 금리는 작년 말에 비해 0.26%포인트 낮아지는 등 내림세다. 모아저축은행 김성도 전무는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며 "저축은행권 예금상품을 이용하려는 분들은 가급적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옥석(玉石) 가리는 방법
하지만 저축은행은 개인 대주주가 경영하는 곳이 많아서 시중은행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따라서 저축은행별로 재무구조가 탄탄한 곳을 골라 거래해야 안전하다. 거래할 저축은행이 튼튼한지 알아보려면,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저축은행별 '경영공시' 중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살펴보면 된다. BIS 비율이란 은행이 지급불능 사태에 대비해 밑천을 얼마나 두둑이 쌓아 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홈페이지 이용이 어렵다면 저축은행 직원에게 직접 물어봐도 된다. BIS 비율은 높을수록 좋다. 이 비율이 5% 이하로 떨어진 곳은 가급적 거래하지 않는 편이 좋다. 3월 현재 BIS 비율이 5% 이하로 떨어져서 금감원의 요주의 대상인 저축은행은 충남 1곳, 전북 2곳, 부산 1곳 등 전국에 모두 4곳이다(영업 중인 저축은행 기준).

◆거래 저축은행 망하면 결국 손실 봐

저축은행 상품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므로, 은행이 망해도 원리금(원금+이자) 합쳐 1인당 5000만원까지는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5000만원을 초과한 금액은 보호받지 못한다. 연 7%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한다면 원금을 4500만원 정도 맡겨야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

또 5000만원 한도는 1개 저축은행 거래분에 대한 최대 보호한도이기 때문에, 한 저축은행의 여러 지점과 거래해 전체 예금액이 5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은 보호받지 못한다.

그런데 5000만원 이내 금액이라도 일단 해당 저축은행이 부도가 나면 돈을 되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저축은행이 영업 정지를 당하면 최장 6개월까지 돈이 묶인다. 돈이 급한 고객에겐 예금보험공사에서 2주일 정도 지나서 가지급금(500만원 한도)을 지급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업 정지 기간엔 은행보다 훨씬 낮은 이자가 적용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예금액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 영업 정지 기간에 만기가 돌아오면 영업 정지가 풀릴 때까지 금리는 연 1~2%(보통예금 금리) 정도만 지급된다"고 말했다. 결국 거래하는 저축은행이 망할 경우 고객은 이래저래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